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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대화의 동반자

by 성데렐라 2022. 3. 1.

안녕하세요 성데렐라입니다.

저번 글에 이어서 철학과 철학이 아닌것 에 대해 구분하는 법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철학과 철학이 아닌것 : 생각하는 방식이 차이를 만든다

철학적인 질문도 비 철학적인 질문도 질문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철학은 무엇이고, 비 철학은 무엇일까요? 20세기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철학의 가치가 다른 학문의 가치와는 꽤 다르다고 말합니다. 철학이 일반 학문의 특징과 다른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philosophy)의 정체는 그리스어 어원에 따라 지혜(sophia)를 사랑 혹은 친애(philos)하는 학문이라고 이야기되곤 하는데, 이런 표현은 다소 막연합니다. 러셀은 비전공자를 위해 철학과 다른 학문의 연구 대상, 연구 목적, 연구 방법 등을 비교하면서 그 특징을 설명합니다.

1. 철학의 연구 대상

철학은 하나의 학문인 만큼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앎을 추구합니다. 그렇다면 철학은 어떤 종류의 앎을 추구하는 학문일까요? 일반적으로 어떤 특정 학문이 무엇인지를 밝힐 때, 우리는 학문이 다루는 연구 대상과 그 연구 목적을 규정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학이라면 한국어를 다루고, 경제학이라면 경제를 다룰 것입니다.

철학은 어떠할까요? 철학의 연구 대상은 세계의 모든 것입니다. 거창하게는 우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철학은 인간, 동물, 물건, 자연환경, 사건 등 모든 것을 다 다룰 수 있습니다. 심지어 철학은 '현실에 있지 않은 것' 혹은 '있을 수 없는 것'또한 다룰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꿈의 세계나 한 번도 실현되지 않은 이상적 세계 아직까지 상상된 적이 없는 세계, 있는지 없는지도 모호한 유령 세계, 둥근 사각형처럼 모순된 세계까지도 다룰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그런 것을 떠올려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생각 때문에 그들은 이미 우리의 세계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금 어려운 말로 하면 철학은 존재(있음)와 비존재(없음), 그리고 그 둘의 중간 혹은 종합인 생성(있다가 없어지고, 없다가 생겨나는 것)을 모두 다룹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전환의 과정 전부가 철학의 대상인 셈입니다.

생각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살아서 생각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생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루는 일은 우리의 삶과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철학이 다루는 '모든 것'이란, 그러니까 철학의 연구 대상으로 세계 혹은 우주란 결국 우리의 삶(삶의 반대인 죽음을 포함해서)을  둘러싼 모든 것입니다.

 

2. 철학의 연구 목적 : 이해와 실천

왜 철학은 이 모든 것을 전부 다 다룰까요? 철학의 목적은 인간은 물론이고 존재하지 않는 것까지 모두 포함해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전체적으로 이해해 다시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철학 연구의 이론적 목적입니다.

그럼 왜 이해해야 할까요? 우리가 이 세계에 속해 있고, 이 세계와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알아야 행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몰라도 행동할 수 있지만 알고 행동하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철학 연구의 또 다른 목적은 좋은 삶을 실제로 살기 위해서, 다시 말해 좋은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입니다. 좋은 삶의 실천 방법을 알고, 스스로 행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철학은 '학문'으로 만들어주는 핵심 요인은 이론적 체계이겠지만, 이론적 목적은 실천적 목적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살아 있기 때문에 생각하고, 이해하려 하고, 무언가를 잘하고 싶어 합니다.

러셀은 철학이 세계를 이해하려는 이론적 목적, 그리고 그 이해와 함께 실제로 좋은 삶을 살려는 실천적 목적이라는 두 가지 연구 목적을 동시에 가진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잘 살기 위해 이해한다는 목적은 다른 학문에도 통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철학은 다른 학문이 다루는 대상을 전부 다룰 수 있으니 연구 대상의 측면에서도 철학과 철학이 아닌 것의 차이를 꼬집어낼 수가 없습니다. 철학적인 것과 비 철학적인 것은 뭔가 다른 것 같긴 한데, 도대체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질문에서 시작한다."라는 답변은 너무 광범위합니다. 광범위한 대답은 구체적인 차이를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무언가의 정체를 밝히기에 충분한 답변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철학이라는 학문의 특징은 연구대상과 연구 목적에 의해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습니다. 연구 방법은 어떨까요? 철학의 핵심적인 연구 방법은 누가 뭐래도 '생각'입니다. 그러나 다른 학문도 다 생각은 합니다. 러셀을 비롯해 많은 철학자들은 철학이 다루는 연구 대상이나 연구 목적이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철학의 독특성은 생각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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