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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대화의 동반자

by 성데렐라 2022. 2. 28.

안녕하세요 성데렐라입니다.

오늘은 철학적 대화의 동반자, 소크라테스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생각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이다"

대화로 철학 하는 힘을 키운다

조금은 알고, 또 조금은 모르는 사람. 그래서 나아가려고 하는 사람. 우리 또한 그렇습니다. 소크라테스도 우리도 무지하고 불완전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우리와 대화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대화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서로 말을 주고받는다고 해서 모두 대화는 아닙니다. 예의 바르고 사이 좋게, 서로의 말을 끊지 않고 한 번씩 번갈아가면서 말할 기회를 주고, 같은 시간과 자리를 공유한다고 해서 대화인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고성이 오가는 자리보다 부드럽고 예쁜 말이 오가는 자리가 더욱 숨 막힐 때가 있습니다. 처음 시작한 자리에서 조금도 물러나지 않고, 상대의 말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자기 생각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차라리 독백(mono-logue), 혼잣말에 가깝습니다.

대화의 전제조건 :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대화(dua-logue, dialogue의 또 다른 표현)는 나와 또 다른 존재인 상대방과의 교류입니다. 서로 다른 입장이 접촉하며 교류하는 활동입니다. 따라서 내가 지금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과는 다른 입장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입장이 귀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임을 인정할 때 대화는 시작됩니다.

소크라테스는 우리의 물음을 함부로 평가하지도, 쉽게 무시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많이 들어보았을 "그걸 왜 물어봐?" "그게 왜 문제야? 그냥 좀 넘어가면 안 되겠니?" "너만 넘어가면 편하잖아." "사람들이 하는 말 그냥 들어. 그게 그렇게 어려워?"와 같은 말을 소크라테스는 입에 담지 않습니다. 배우려는 열망이 있는 소크라테스에게 누군가의 물음은 알게 됨을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묻는다는 것은 최소한 내가 지금 그것에 관해 완벽하게 알지 못함을 인정하고 더 알고 싶다는 욕망과 노력의 표현입니다. 그래서 설령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그 물음에 대해 완벽한 답을 찾지 못할지라도 물음은 그 자체로 가치 있습니다.

내 스스로 완벽하게 설명하거나 답변할 수 없는 물음이 자유롭게 허용되고, 누군가 나와 함께 그 물음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려 한다면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자유롭고 편안해집니다. 눈치 보지 않고 궁금한 귿재로 말해도 되고, 물어봐도 되고, 그에 관해 더 고민하고 생각해도 된다. 진정으로 앎에 대한 열망을 지니고 있다면 물음 앞을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소크라테스에게 각자의 물음을 가진 한 명 한 명은 모두 더 크고 깊은 말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파트너입니다. 소크라테스와 우리는 모두 배움의 길 위에 서 있는 동료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언제나 우리를 대등한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우리의 물음에 귀를 기울여줍니다.

소크라테스와의 대화? 나 자신과의 대화!

소크라테스는 진지한 귀 기울임과 되물음을 통해 상대가 처음 의문을 품었던 입장과 다른 입장에서 스스로의 물음을 생각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는 일방향 학습이 아닙니다. 소크라테스는 대화를 통해 소크라테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으로 우리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부분적인 앎과 부분적인 무지를 스스로 잘 들여다보게 유도합니다. 나를 들여다보는 일은 내 안으로 깊이 몰두하는 일입니다. 그와 동시에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는 나와 내 생각의 내용에 대해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 특히 평소에 바라보던 방식이나 관점 이외에 다른 여러 가지 방식과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땅에서 바라본 하늘과 하늘 위에서 바라본 하늘은 같은 하늘이지만 또 다른 모습인 것 처럼 말입니다.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는 나 자기 생각을 펼치는 활동입니다. 내 눈앞에서 나와 말을 나누고 있는 대화 상대자는 소크라테스지만, 우리는 사실상 나 자신과 대화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이 증진되고 연마됩니다.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 철학 하면서, 철학 하는 힘을 갈고닦게 됩니다. 철학을 글자로 배워 문장으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하면서 철학을 알고 익혀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철학이자 철학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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