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철학자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by 성데렐라 2022. 2. 24.

안녕하세요 성데렐라입니다.

오늘은 철학자들이 소크라테스 철학을 좇는 이유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증언은 사람마다 엇갈리고, 소크라테스가 직접 쓴 책은 단 한 권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소크라테스에 관한 기록과 그에 관한 연구는 다양하고 방대하며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에게 가장 큰 흥미와 애정을 보이며 끊임없이 다시 불러내는 사람들은 단연 철학자 집단입니다.

'연예인들의 연예인'이라는 비유처럼 소크라테스는 '철학자들의 철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그들이 어떻게 소크라테스에 대해 평가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야스퍼스의 소크라테스 : 자유로운 철학의 시초

20세기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Karl Jaspers)는 자신의 저서 [위대한 사상가들]에서 소크라테스를 예수, 공자, 석가모니와 함께 세계 4대 철학자로 꼽았습니다. 야스퍼스는 중요한 위인은 여럿 꼽을 수 있으나, 이들만큼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며 깊은 영향을 준 사상가는 없다고 평가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자신의 사상에 대해 직접 쓴 글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야스퍼스는 소크라테스를 모든 인류의 사상적 관심이 집중된 인물이면서도 실은 아무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소크라테스라는 인물도, 사상도 소크라테스 사후에 서로 다른 학자들이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투영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야스퍼스는 소크라테스가 없는 철학은 생각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불확실한 소크라테스, 늘 질문만 던지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대화는 철학적 생각이 갖는 자유로움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고정되지 않고 자유로운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은 항상 타인을 필요로 하며, 그러므로 한 사람의 맹목적인 믿음에만 머물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소크라테스식 사고는 사람의 마음을 열어 깊이 생각하게 하고, 그 외의 다른 어떤 권위도 내세우지 않는 철학적 사고의 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실존주의란 인간의 본질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개인이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 여러 조건 속에서 자유로운 결단에 따라 살아가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헤겔의 소크라테스 : 개인의 등장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게오르그 헤겔(Georg Hegel)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고찰합니다. 그는 아테네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이야말로 세계사에 중대한 전환을 상징하는 결정적 순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국가법에 따라 선고된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기존 공동체의 관습이나 법 제도보다 그 자신의 양심이었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실제 판결과 무관하게 자기 양심의 법정에서는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했고, 끝까지 자기 자신의 마음과 어긋나지 않는 삶을 추구했습니다. 그래서 헤겔에게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개인과 국가, 특수한 것과 보편적인 것이 대립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자기 양심의 권리를 주장하는 특정한 개인과 공동체의 성립과 유지를 위해 어느 한 쪽의 편을 들 수 없는 국가의 보편적 질서가 충돌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헤겔에게 각자의 권리를 우선하는 양쪽의 주장은 저마다 일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이전의 역사에서 개인은 그저 집단에 속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양측의 입장이 저마다 일리 있는 동등한 것으로 생각된적이 없었습니다.

 

소크라테스를 통해 드디어 집단의 생각이나 움직임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개인'이 등장한 것입니다. 해결은 더 나아가 우리가 개인적인 것과 비개인적인 것을 적절하게 종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존의 일반적인 규칙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결단을 내려 공동의 규칙을 만들고 이를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종합은 충돌이 있어야 가능하고, 충돌은 개인이 자신을 스스로 '생각한 바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자각할 때 생겨납니다. 그러므로 헤겔에게 소크라테스가 공동체의 법에 대항해 자신의 양심에 따른 사건은 세계사에서 최초로 개인적 자유와 권리를 자각하고 요구한 기념비적인 사건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