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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기2

by 성데렐라 2022. 3. 1.

안녕하세요 성데렐라입니다.

오늘은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법에 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철학적으로 생각하기, 기초 편

철학의 독특성은 다루는 대상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에서 드러답니다. 도대체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게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사고하는 것이기에 독특하다는 것일까요? 소크라테스식 대화의 특징을 살펴보면 철학적 사고방식의 가장 기초적인 특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선생님, 우리 지금 어디 가요?"

"우리 지금 A의 집에 가지요."

"왜 이 길로 가요?"

"이 길이 A의 집으로 가는 길이니까요."

"왜 이 길이 A의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이 길을 따라가면 집에 도착할 수 있어서요."

"왜 이 길로 가면 A의 집에 도착해요?"

"이 길이 A의 집이랑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요."

"왜 이 길이 A의 집이랑 연결되어 있어요?"

 

실제로 어린아이와의 대화는 이런 식입니다. 어른이라면 대화가 이런 식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성인과의 대화가 이런 식이었다면, 사람들은 대화 상대방이 자신을 놀리거나 괴롭히고 싶어 한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이런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형태는 질문이지만, 자신이 물어보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어떤 대답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질문을 통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놀리려는 목적이 없습니다. 아이는 정말로 '왜 이 길이 집에 가는 길인지' 알고 싶어 합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정말로 알게 되어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생각할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습니다.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 참고로 이 대화는 아이의 물음에 충분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한 선생님께서 다시 아이에게 질문하고, 서로 '질문자-답변자' 역할을 번갈아 맡아 대화를 풀어가다가 아이 스스로 답을 찾아내며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철학적 사고방식 : 한계 없는 물음

소크라테스의 대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크라테스는 결코 봐주는 법이 없습니다. 그의 질문은 멈추지 않습니다. 당신의 질문은 무엇인가요? 그 말의 뜻은 무엇이죠? 그 대답은 말의 의미가 아니라 그 말이 해당하는 사례를 드는 것인데, 각 사례를 모두 그런 말로 묶어서 표현할 수 있는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그런데 그 답변은 특정 경우에만 해당하고 다른 경우에는 들어맞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다른 답변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소크라테스의 물음은 앎을 얻을 때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상적인 대화는 보통 적당한 순간 멈추고 추궁하지 않은 채 다음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일상적 대화의 목적은 정확한 앎을 얻기보다, 그 순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얻거나 타인과의 사회적 교류 활동 그 자체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적당하게 넘어가는 대화는 우리에게 위안을 줍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분은 적당한 정도의 앎과 쓸모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나를 편하게 합니다. 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만큼, 나는 어느 정도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문제는 소크라테스가 한 번, 혹은 두 번만 더 물어봐도 내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생각들이 금세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십여 개의 빈칸을 주면, 많은 사람이 뒤로 갈수록 할 말을 찾지 못합니다.

대개 처음의 답변은 스스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것을 적습니다. "나는 학생이다." "나는 한국인이다." 같은 종류의 답변이 그렇습니다. 만일 자신이 명랑한 사람이라고 확신한다고 가정해보면, 자신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동의한다면 명랑한 사람이라는 말은 억지로 꾸며낸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파고들어 스스로 물어보면 어떨까요? "명랑하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하고 말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질문이 이어지는 까닭은 단 하나입니다. 모르기 때문입니다. 모르니까 알고 싶어서 계속 묻게 됩니다. 소크라테스는 대부분의 대화에서 "나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잘 모르기 때문에 같이 생각해보자"라고 분명하게 표현합니다. 그래서 철학적 질문에는 성역이 없습니다. 여기까지만 물어보고, 여기서부터는 건드리기 까다롭고 위험하니까 건드리지 말자고 남겨두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은 반항적입니다. 기존의 권위와 관습 또한 철학의 앎을 향한 끊임없는 물음과 검토에서 면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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