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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으로 생각하기

by 성데렐라 2022. 3. 8.

안녕하세요 성데렐라입니다.

오늘은 전 우주적 관점으로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영어의 추상을 번역한 옛날 철학책을 보면 "도외시(度外視)하나.'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도외시는 '상관하지 아니하거나 무시한다.'라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디테일에만 너무 신경을 써서 거기에 사로잡히지 않을 때 비로소 공통점을 볼 수 있습니다. 추상적인 생각은 구체적인 생각보다 덜 상세하지만,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미 추상적인 사고 작용의 결과인 추상적인 언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황색으로 하나 주세요. 아니요. 사각형 말고 원형 디자인으로요."처럼 우리가 물건을 고를 때 쓰는 말에는 이미 추상 작용이 녹아 있습니다. 페인트의 색깔, 색조 화장품, 사진 편집이나 디자인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아주 많은 주황색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구체적인 다양한 주황색들의 공통점을 뽑아 일반적으로 "주황색"이라고 부르고, 구체적이고 다양한 동그란 것들과 네모난 것들의 공통점을 뽑아 간단하게 "원형" "사각형"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추상적 사고방식이 없으면 애초에 성립될 수 없습니다. 언어 생활 속에 구체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이 서로 엮여 있는 셈입니다. 구체적인 것이 없으면 추상적인 것을 말할 수 없고, 추상적인 지칭이나 묶음이 없으면 구체적인 것의 특징을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추상적 사고를 통해 알고 있는 경우 외의 다른 경우들을 고려해 다양한 구체적 상황의 공통점을 뽑아냅니다. 추상적 사고는 우리를 근본적인 답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예를 들어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추상적으로 사고할 때,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행복만 고려 대상으로 삼는 좁은 시야에 머물지 않습니다. 추상은 현재 나의 경우에'만' 빠지거나 갇히지 않고 전체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사고방식입니다.

보편적으로 생각하기: 전 우주적 관점으로

철학적 사고방식의 마지막 특징은 앞의 특징에서 이어집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좀 더 잘 지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가정해봅니다. 고민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는 거꾸로 "사람과 잘 지낸다는 것이 과연 무엇이지?"라는 물음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본적인 물음에 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것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물음에 대한 생각은 더 이상 자신의 경험 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자신의 경험 내에서만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날을 포함해 다양한 상황에서 만나게 될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추상적 사고로 나아갑니다. 어떤 한 사람, 어떤 한 경우에만 갇히지 않고 전반적인 공통점을 찾으려 합니다.

철학적 사고방식은 추상적 사고의 규모를 전 우주적으로 키울 것을 요구합니다. '우주적'이라는 말은 일종의 비유로 실제 우리 은하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크라테스는 "용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그리스인, 그리스 보병, 군인에만 관련된 것이 아님을 라케스가 스스로 깨닫게 하고, 모든 경우의 용기를 생각하는 일로 나아가게 도왔습니다. 곧 추상적 사고가 전 우주적이 된다는 것은 어느 한 경우에만 치우치지 않고 모든 경우의 용기를 전부 고려할 만큼 생각의 폭을 넓힌다는 뜻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모든 측면을 고려해 어떤 상황의 누구에게든 똑같이 타당한 용기를 찾는 일이 바로 '보편적 사고'입니다.

한자어 '보편(普遍)'은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아 모든 경우에 두루 통한다는 의미입니다. 영어 단어 '보편적(universal)'은 '우주(the universe)'를 의미하는 단어를 떠올리면 그 의미가 보다 쉽게 와 닿습니다. 보편적인 것은 전 우주적인 것으로, 현재 다수를 차지하는 다수 의견(mayjor opinion) 혹은 일반적(general)으로 통용되는 상식 정도의 규모를 넘어섭니다. 예를 들어 21세기의 나, 너, 우리나라, 외국의 경우까지 고려하는 것은 사고의 규모가 크긴 하지만 아직 철학에서 말하는 보편적 사고는 아닙니다. 보편적인 사고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틀어 모든 상황, 모든 경우, 모든 측면을 심사숙고하는 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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