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논증적 사고의 기술

by 성데렐라 2022. 3. 15.

안녕하세요 성데렐라입니다. 

오늘은 생각을 정리하는 기술인 논증적 사고의 기술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겉으로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말까지 포함해 말과 말의 관계를 검토하고, 참된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을 구분해 그 이유를 밝히는 것입니다. 논리적 사고의 목적은 말의 형식과 내용, 양 측면에서 모두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으면서 말의 의미와 관계를 분명히 밝혀 생각을 확장하는 데 있습니다.

철학적 사고의 도구, 논증

논리적 사고의 가장 기초적인 도구는 바로 '논증(argument)'입니다. 머릿속의 여러 생각들을 하나의 주장(결론)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전제)로 정리해 묶으면 그것이 바로 논증이 되는데, 논증은 철학적 사고의 주된 방법입니다. 생각한 것을 논증의 방식으로 표현하면 그 생각의 의미와 적절성을 검토하기 더 수월해집니다.

 

논증 = 주장(결과적으로 말하려고 하는 핵심적 생각)+근거(핵심적 생각을 뒷받침하는 생각

=결론+전제(들)

하나의 논증이라고 할 때는 하나의 주장을 기준으로 합니다. 곧 하나의 논증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여러 개가 아닌 하나지만,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의 경우에는 여러 개일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에게 탁월함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지를 물으러 간 메논의 경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서 메논은 탁월함을 가르칠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지 물으러 소크라테스를 찾아갔습니다.

 

소크라테스ㅣ메논, 탁월함이 무엇인지 아나요? 당신이 생각하는 탁월함이 무엇인지 먼저 알려주겠어요?

메논ㅣ그건 너무 쉽습니다. 첫 번째, 남자의 탁월함은 나랏일을 잘 처리해 내 편을 이롭게 하고 적은 해롭게 하면서도 그 스스로는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는 것입니다. 두 번째, 여자의 탁월함은 좀 다릅니다. 집안일을 잘하고 남편에게 순종하면서 가정을 잘 경영하면 그것이 여자의 탁월함입니다. 이렇게 남자와 여자의 탁월함이 다른 것처럼 노인과 아이의 탁월함이 다르고, 자유민과 노예의 훌륭함이 또 다릅니다. 각자의 나이, 위치, 역할에 따라 각자의 할 일이 있고 그 일에 따른 탁월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다양한 탁월함을 말할 수 있고, 그때그때마다 여러 개의 탁월함이 있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ㅣ제가 무척 훌륭한 분을 만났네요. 저는 단지 탁월함이 무엇인지 하나의 질문만 던졌을 뿐인데, 이렇게 여러 가지의 탁월함을 만나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서로 다른 탁월함인데 어떻게 똑같이 탁월함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일까요? 정말로 남자, 여자, 노인, 아이, 자유민, 노예의 탁월함은 전부 다른 것인가요? 그래서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여러 개의 탁월함이 있는 것일까요?

메논ㅣ네 그렇습니다.

 

이제 메논의 말을 논증의 형식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메논은 몇 개의 논증을 제시하고 있을까요? 메논이 최종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여러 개의 탁월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메논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는 여러 개입니다. 이를 간단한 논증 형식으로 바꿔보겠습니다.

 

근거1. 남자의 탁월함은 나랏일을 잘하는 것이다.

근거2. 여자의 탁월함은 집안일을 잘하는 것이다.

주장1이자 근거 3. 앞선 근거 1,2에 따르면 사람에 따라 탁월함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결론이자 주장 2. 서로 다른 여러 가지 탁월함이 있다.

 

메논은 결론(최종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간에 또 다른 주장을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논증의 개수는 두 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짧은 말 안에 두 가지나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말까지 포함하면, 평소 우리는 메논보다 더 짧은 말에 더 많은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 생각의 언어는 생략되거나 숨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A: C가 꿈의 직장에 지원했대!

B: 뭐? 걔가 합격하면 난 대통령도 될 수 있어!

 

B의 답변을 보면, 단 하나의 문장입니다. 이 문장을 논증 형식으로 정리해보면 B의 생각 언어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말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B는 무엇을 주장하고 있을까요? 최종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나요?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B는 "걔는 합격할 리가 결코 없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근거는 이렇습니다. B가 대통령이 될 확률은 매우 희박하고 그럴 일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데 C가 지원한 직장에 합격할 일은 B가 대통령이 되는 일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이 합격할 확률은 무척 희박하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생각의 과정과 연결이 B가 내뱉은 말(겉으로 드러나는 말)에는 생략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의 논증으로 정리할 때는 숨은 생각을 찾는 일이 무척 중요합니다. 논리학에서는 이를 '숨은 전제(혹은 주장) 찾기'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말을 논증으로 정리할 때, 우리는 자신이 진짜로 주장하고 싶은 것과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각각의 근거 또한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었는지를 따져보면 처음 출발한 말에서 더 깊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와 B의 대화에서 우리는 최소한 B가 C의 업무 능력을 좋지 않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