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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철학함의 동반자

by 성데렐라 2022. 2. 25.

안녕하세요 성데렐라입니다.

오늘은 니체가 말하는 소크라테스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고, '우리의' 소크라테스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니체의 소크라테스 : 학문의 상징

현재를 즐기라는 뜻의 '카르페디엠 (carpe diem)'과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의 '아모르 파티(amor fati)'로 유명한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에게도 소크라테스는 중요한 인물이었다.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서양철학을 비판하기 위해 소크라테스를 소환합니다. 서양의 정신은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대결로 읽을 수 있는데, 니체는 소크라테스 이래로 합리성이 강조되면서 세계의 두 측면 중 한 부분만 강조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통적인 서양철학이 세계를 왜곡해 읽는 단편적인 철학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니체에게 소크라테스 철학은 타파해야 할 생각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소크라테스를 합리성에만 머물지 않고 그 이상의 것인 예술로 나아갈 가능성을 품은 학문의 상징이라 평가했습니다. 니체에게 소크라테스는 '학문에 따라 살고 또 죽을 수도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학문은 우리가 대상을 이해할 수 있고 적절히 설명할 수 있게 만드는 앎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철학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에 사형 선고를 받았고, 죽음 앞에서도 그 뜻을 바꾸지 않고 앎의 힘으로 죽음의 공포를 넘어선 인간입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앎에서 찾은 소크라테스야말로 학문의 상징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학문은 죽음의 공포를 넘어선 소크라테스처럼, 언제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합리적인 학문 안에 이미 그 합리성을 뛰어넘으려는 힘이 포함된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체는 학문이 예술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니체는 소크라테스를 단지 한 가지 해석으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모르기 때문에 현명한 사람

우리는 철학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무지함을 일깨워줄 딱 맞는 선생님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찾던 선생님이 맞을까요? 고민을 풀고 싶어 소크라테스에 대해 알아가지만 알아가면서 오히려 고민만 더 늘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소크라테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가장 처음 철학을 접하면서 소크라테스에 대해 알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점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소크라테스에 대해 알아가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평범한 생각과 고민에 귀 기울여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더 나아가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대화형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에 대해 알아가면서 오히려 우리는 거꾸로 질문을 받게 되고, 그래서 더욱 혼란스러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소크라테스를 찾아서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기원전 399년에 죽은 소크라테스에 대한 '사실'이 아닙니다. 니체의 말처럼 자꾸만 이야기되고, 전달되고, 논외 되는 소크라테스에 관한 해석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긴 시간에 걸쳐 영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계속해서 그 진실을 탐구하게 하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게 하는 존재로서의 소크라테스를 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소크라테스를 찾고 마음 한편에 그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두는 이유는 그가 우리에게 필요한 무엇인가를 여전히 생생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진짜 소크라테스이고, 진짜 소크라테스가 한 말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밝히는 일보다, 소크라테스라는 이미지와 소크라테스적  태도가 철학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밝히는 데 집중해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만날 소크라테스는 역사 속의 '진짜' 소크라테스라기보다 우리에게 철학 함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려줄 안내자에 가깝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플라톤적 소크라테스를 토대로 삼되, 그 외 다양한 철학자를 참조해 소크라테스식 사고와 소크라테스적 삶의 태도에서 특징을 뽑아 이야기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소크라테스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서양 철학의 정신과 방법의 기초에 관해 얘기할 것이며,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시대는 제각기 그 시대의 소크라테스를 재창조해야 한다"라고 말한 고대 그리스 철학의 전문가 C. C. W. 테일러(C. C. W. Taylor)의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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