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데렐라입니다.
오늘은 철학적으로 생각하기, 두번째 : 근본으로 돌아가 근거를 찾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사고
철학적 물음은 언제나 물음을 던지는 '내'가 있기에 시작됩니다. 나는 진공 속에서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라, 땅에 발을 붙인 채 다른 사람과 부대끼면서 살아갑니다. 여러 가지를 경험하며, 그 경험 속에서 물음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모든 물음은 '나'의 구체적인 상황과 사건에서 생겨납니다. 그러나 철학적 사유는 점차 추상적인 생각으로 나아갑니다. 철학적 사고방식을 거치면 우리는 점점 처음 물어보기 시작한 구체적인 상황이나 사건에서 멀어집니다. 이것은 문제를 더 흐릿하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좋지 않은 사고방식이 아닐까요?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추상은 어쩐지 우리의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것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철학적 사고방식에서 추상적 사유는 필수적입니다. 용기를 논하는 소크라테스와 라케스(Laches)의 대화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추상적으로 생각하기: 내 경험에만 갇히지 않기
라케스ㅣ용기가 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 있는 것인지, 만일 그런 것이라면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기르게 할 것인가요?
소크라테스ㅣ그럼 일단 용기가 무엇인가요?
라케스ㅣ전쟁에 참여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용기하면 군인 아니겠습니까? 용감한 군인은 결코 물러서지 않습니다. 자기 자리를 끝까지 지키면서 적과 싸우고 후퇴하지 않는 군인이야말로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소크라테스ㅣ저의 질문과 조금 다른 답변을 하고 있으시군요. 물론 그 또한 용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자기 자리를 지키지 않고 후퇴하면서 적과 싸우는 사람은 어떠한가요?
라케스ㅣ후퇴하면서 싸우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죠?
소크라테스ㅣ스키티아 사람은 후퇴하기 위해 이동하면서도 적과 잘 싸운다고 합니다. 우리 그리스의 위대한 시인 호메로스(Homeros)도 추격할 때와 도망칠 때를 잘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두려운 것이 무엇인지, 후퇴할 시기가 언제인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요. 호메로스는 아이네이아스(Aeneas)가 그런 것을 무척 잘 알고 행하는 군인이라고 칭찬했습니다.
라케스ㅣ물론 호메로스의 이야기도 맞습니다. 하지만 호메로스가 칭송하는 아이네이아스는 전차를 사용하는 군인입니다. 그리고 제가 말하는 것은 스키티아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 보병의 이야기입니다. 용기있는 그리스 보병은 자기 위치를 지키면서 물러섬 없이 싸우는 군인입니다.
시민ㅣ하지만 아무 상황에서나 무조건 싸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스 보병이라고 해도 불리한 상황에서 무조건 싸우느라 다 전사해 다음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그건 너무 무모한 짓 아닙니까?
소크라테스ㅣ많은 사람들이 전투에서 퇴각하는 것을 껄끄러워합니다. 겁쟁이라는 비난을 받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겁쟁이라는 비난이 두려워서 불리한 상황속에서도 퇴각하지 않고 많은 군사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사람은 어떨까요? 그 사람은 용감한 사람인가요?
라케스ㅣ그건 아닙니다. 상황을 적절하게 판단하고 사람의 목숨을 귀하게 여기는 일보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평판만을 신경 쓰는 건 비겁한 행동입니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나약한 겁쟁이입니다.
소크라테스ㅣ그럼 당신이 처음에 말한 것처럼 후퇴하지 않는 그리스 보병만이 용감하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애초에 당신이 물어본 것도 그리스 보병의 용기나 군인의 용기에 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럼 다시 묻겠습니다. 용기는 무엇입니까? 당장 떠오르는 것은 그리스 보병의 용기나 군인의 용기일 수 있지만, 그 외에 다른 경우도 생각해볼까요? 세상의 모든 용기를 생각해보세요. 용기란 무엇입니까?
라케스ㅣ세상의 모든 용기?
소크라테스ㅣ군인에게만 용기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용감한 학생, 용감한 선생님, 용감한 의사, 용감한 환자 같은 경우는 없을까요? 다시 말하면 전쟁을 할 때만 용기를 발휘할 수 있나요, 아니면 다른 상황에서도 용기 있는 행동이 가능한가요?
라케스ㅣ물론 군인만 용감한 것은 아닙니다. 다들 용감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든 용기 있는 행동은 가능합니다.
시민ㅣ그렇다면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공통된 용기를 찾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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